단어의 뜻을 알아가는 데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첫째, 내포다. 이는 그 단어가 지칭하는 대상의 속성이다. 예컨대, '식물'이라는 단어를 생각해 보자. 식물은 살아있지만 대체로 이동력이 없고, 체제가 비교적 간단하여 신경과 감각이 없다는 특징을 지닌다.
둘째, 외연이다. 이는 그 단어 속에 포함되는 대상들의 집합이다. 나무, 꽃, 풀 등 여러 가지가 식물에 해당한다. 이것들을 총칭하여 식물의 외연이라고 할 수 있다.
외연이 줄어들수록, 내포는 구체화된다. '생물-식물-꽃-나팔꽃'을 생각해 보자. 각각의 단어가 지시하는 대상의 범위가 점점 좁아진다. 외연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외연이 줄어들수록 단어의 의미는 구체화된다. 살아만 있는 생물에서 대체로 이동력이 없다는 특성을 가진 식물로, 여기에 꽃받침과 꽃잎, 암술과 수술로 이루어져 있다는 구조적 특성이 가미된 꽃으로, 나아가 나팔 모양의 꽃을 피운다는 특성이 더해진 나팔꽃으로 그 의미가 점점 뾰족해진다.
식사 중이다.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
"지금 무엇을 먹고 있니?"
나는 답한다.
"음식이요!"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충분한 대답은 아니다. 그 사람의 궁금함을 해결할 수 있는 내용을 전달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묻는 사람은 내가 어떤 음식을 먹고 있는지, 즉 음식의 구체적 종류에 대해 알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음식이요!"라고 지나치게 넓은 외연의 말로 답하면서 그 내포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 이처럼 우리는 틀린 말을 쓰지 말아야 할 뿐 아니라, 외연을 적절히 제한함으로써 그 의미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글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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