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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Review)

[알바 후기] 고깃집 설거지 (2022.09.26.)

by Philop 2022.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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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바 지원 경로 : 알바몬

 

* 근로 시간 : 17:00 ~ 22:00

 

* 급여 : 57520원 / 6만에서 3.3% 공제 후 계좌이체 받음

 

* 근로 내용 :

 

업무지구 한 가운데 위치한 삼겹살 집이다. 내가 맡은 일은 설거지다.

 

주방 전용 신발과 앞치마, 그리고 고무장갑을 빌려주셨다.

 

이것들이 아니었으면 아마 내 옷과 신발이 모두 젖었을 것이다.

 

 

 

일의 난이도가 높지는 않았다.

 

센 물로 1차 설거지 -> 뜨거운 물에 불려두기 -> 식기에 세제를 뭍혀 식기세척기에 두기 -> 세척이 끝난 기물들을 종류별로 구분하여 건조하면 되었다.

 

다만 설거지 양이 정말 많았다.

 

5시간 일하는 내내 단 한번도 쉬지 않았다. 어디에 앉지도, 화장실도 가지 않았다.

 

마시라고 음료수도 제공해 주셨는데, 마시지 못해 결국 챙겨 나왔다.

 

반찬의 종류가 많았고, 소스도 매우 다양해서 작은 접시들이 많았다. 이것들 때문에 고생했다. 

 

 

 

다행히 악명 높은 불판 닦이는 내가 하지 않았다.

 

가게 마감 후 한꺼번에 불판 관리를 하는 시스템인 것 같았다.

 

 

 

 

 

 

허리 디스크나, 목 디스크, 거북목 등이 있는 사람들은 절대 하면 안되는 아르바이트다.

 

장시간 고개를 숙이고 있다보니, 승모근이 꽤 단단하게 뭉쳤다. 허리에도 부담이 컸다.

 

식기 세척 알바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앞으로 다시는 하지 않을 것 같다.

 

 

 

 

 

 

 

몸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깨닫는 게 있었던 알바였다.

 

 

 

한 직원이 반찬을 만들고 있는 다른 직원에게

 

"재료를 아끼는 가게는 무조건 망할 수 밖에 없다."

 

며 힘있게 다그쳤다.

 

 

 

성공한 자영업자들이 유튜브에 나와 으레 하는 말이라 이제는 약간 흔해진(?) 멘트인데,

 

사뭇 진지하게 이 문구를 읊었다.

 

 

 

놀라운 점은 그 직원이 사장이나 점장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뭐지?

 

매출이 높으면 인센티브를 받나?

 

아니면 훗날 자신의 가게를 오픈하기 위해 열심히 일을 배우고 있는 단계인가?

 

사장이 아닌 자의 입에서 엄청난 주인의식이 느껴지는 말이 나오니 다소 어색했다.

 

 

 

문득 그가 부러워졌다.

 

 

내가 누군가에게 나의 신조를 자신있게 말했던 적이 있나?

 

내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재료들은 무엇이 있지?

 

나는 '무엇'에 진심인 것일까?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위 물음에 대한 답을 찾지 않는다면, 훗날 크게 후회할 것이 분명했다. 

 

지금도 시간은 흘러간다.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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