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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지식(Fundamental knowledge)

실존주의 철학 겉핥기 : 사르트르의 것을 중심으로

by 스포츠의 모든 것 2023.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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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주의 철학이 요즘 좋다. 어쩌다 실존주의 철학을 짤막하게 접하게 되었는데, 그 매력에 푹 빠지고 말았다. 그래서 관련된 책들을 읽어보고 블로그에 기록을 남긴다. 이름하여 실존주의 철학 겉핥기다. 

실존주의 철학

 

 

실존주의 철학의 계보

실존주의(existentialism) 철학은 20세기 서양 사상의 또 하나의 추세다. 1930~40년대 유럽에서 나타난 뒤 전 세계로 퍼졌다. 실존주의는 주요 근대 철학의 체계틀을 거부한다. 그래서 실존주의를 강하게 비판하는 사람들은 실존주의 자체를 아예 부정하기도 한다.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실존주의는 키에르케고르(Keirkegaard)에게서 비롯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면밀하게 살펴보면, 실존주의는 단 하나의 견지로 표현할 수 없다. 실존주의를 주장하는 다양한 주장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카를 야스퍼스, 앙리 베르그송 등이 실존주의를 논했다. 이하에서는 실존주의 철학을 대표하는 사람 중 하나인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철학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겠다. 사르트르의 실존철학은 후설과 하이데거, 그리고 베르그송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실존과 본질

실존이란 문자 그대로 '실제로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사르트르는 인간만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이해하려면 사르트르가 이야기하는 '본질'을 알아야 한다. 본질이라고 하면 굉장히 긍정적인 뜻의 단어로 들린다. 그러나 이 논의에서는 다르다. 사르트르가 이야기하는 본질은 실존에 대항하는 개념으로, 유사어로 치환하자면 도구, 목적 등이 있겠다. 예컨대, 대부분의 물건에는 해당 물건을 만든 목적이 있다. 명확한 목적을 통해 물건이 만들어진다. 즉, 존재 이전에 목적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다르다. 우리 인간은 어떠한 목적을 갖고 태어난 것이 아니다. 우연히 이 세상에 던져지게 된 목숨이다. 이런 맥락에서 사르트르는 실존이 본질에 선행한다고 주장한다.

 

이렇듯, 실존주의는 사물과 사람을 구분한다. 그리고 본질에 앞서는 실존하는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훌륭하게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과 노력에 따라 훌륭해질 수도 있고 열악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간은 스스로를 만들어 가는, 일종의 열린 결말 같은 존재다. 그렇기에 사르트르의 실존주의는 사람들에게 긍정 에너지를 전파한다. 우리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르트르의 무신론적 실존주의

사르트르는 신이 없다고 생각하는 무신론적 실존주의자였다.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소명은 없다고 생각했다. 인간은 정해진 본성이나 운명 없이 일단 세상에 태어난 다음, 스스로 자신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다. 반면 근대철학자들은 인간에게 타고난 본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마치 물건처럼.

 

'신'이라는 절대적인 기준이 사르트르의 사전에는 없기 때문에, 이 세상에 절대적인 도덕이라는 것도 없다. 모든 인간이 정해진 본성 없이 자유롭게 스스로를 만들어 나가는 존재라면, 모든 인간이 동일하게 지켜야 할 규칙 같은 것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행위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 역시 나 자신이다. 사전에 정해진 올바름이나 좋음도 없다.

 

그렇기에 인간은 무척이나 자유로운 존재이지만, 그래서 인간은 늘 불안하다. 선택의 폭이 너무 넓고, 책임은 온전히 자기 자신이 지기 때문이다. 어떤 선택에 따른 결과를 보기 전에, 그 선택이 옳다거나 틀렸다고 일러 줄 존재가 없다. 지극히 결과 중심적이다. 냉정하게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비겁하지는 않다. 실존주의는 자기기만이나 핑계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패의 책임은 오로지 바로 나 자신에게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을 선택한 것일 뿐이다.

 

실존주의가 인간의 무한한 자유를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자유와 방종은 구분한다. 바로 타인의 존재를 통해서다. 나 스스로가 자유로운 만큼, 타인도 무척이나 자유로울 것이다. 그리고 나와 타인은 서로의 자유를 제한한다. 내 선택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다른 사람의 삶에도 책임이 있다. 내 삶뿐 아니라, 타인의 삶에도, 나아가 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두며 책임감을 공유해야 한다.

 

이러한 타인과 나는 바로 같은 세계 속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 구체적인 삶의 양태는 다를테지만, 적어도 '같은 세계'라는 동일한 조건 하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노력들을 '이해'할 수 있다. 모든 인간은 이 세계에 태어나 다른 사람들 틈에서 살다가 그곳에서 죽게 된다.

 

 

 

사르트르 실존주의의 의의

사르트르 실존주의는 개인이 자신의 삶을 대하는 태도, 타인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실천 철학이다. 또한, 실존주의는 사람이 어떤 양상으로 존재하는가를 탐구하는 철학이다. 앞서 언급했듯 실존주의에 의하면 우리는 주체성을 띤 삶을 살게 된다. 한 사람의 인생은 무수한 선택들과 그에 따른 결과들의 향연으로 요약된다. 세상의 모든 일이 미리 결정되어 있어서 우연이나 자유로운 선택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보는 결정론에 정확하게 카운터 펀치를 날리는 것이다.

 

수저론이 판을 치는 요즘이다. 사실 어느정도 유불리함이 정해져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수저 색깔에 따라 삶의 향방이 100%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존재다. 사르트르 실존주의가 청년들에게 용기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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